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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의 작은 공간 안에 마음을 담다 :: 전각 예술 특별전 본문

고궁박물관 전시소식

한 치의 작은 공간 안에 마음을 담다 :: 전각 예술 특별전

Dosuntu 2024. 6. 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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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도순투 제이미입니다.

오늘은 전각 예술 특별전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전시 테마 :  方寸銘情(방촌명정).

전시관 : 고궁박물원 북부본원 212호 전시실

전시 기간 : 2024.4.12-2024.6.23


전각 예술이 아름다운 이유

 

네모 방, 마디 촌, 새길 명, 뜻 정.

한 마디 작은 네모 안에 감정을 표현하는 작은 공간 예술이지요. 전각 예술이 고평가 받는 이유는 바로 작고 아담한 공간 안에 표현하고 싶은 사상이나 감정을 담아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못 본 연인에게 근황을 전할 때 전화로 얘기한다면 구구절절 상세한 내용을 전달할 수 있겠지만, 만약에 딱 한 마디만 할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하시겠어요? 

 

'보고 싶다. 사랑한다.'

 

만약 글로 전달한다고 하면? 편지를 길게 쓰면 역시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있지만 만약 딱 20자 내외로 밖에 못쓴다고 하면, 생각이나 감정을 잘 정리하고 압축시켜 축약된 형태로 쓸 수밖에 없겠죠. 그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화폭이 커지면 다양한 상징물을 통해 의미를 담아낼 수 있지만 화폭이 가로세로 1인치 밖에 안 된다고 가정해 보세요. 역시 함축시켜 담는 수밖에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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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각의 뜻

 

전각篆刻. 앞 글자는 전서체의 글자(字)를 뜻하고, 뒷 글자는 새길 각자 입니다. 말 그대로 전서체를 새겼다는 뜻인데, 주로 옥을 포함한 돌, 나무, 뿔, 금속 등의 표면 위에 칼로 조각을 하는 거예요. 나무는 그렇다 쳐도, 단단한 돌 위에 칼로 글자를 새기거나 그림을 그리는 건 얼마나 어려웠을까요? 돌은 돌마다 경도도 다르고, 같은 돌 안에서도 상대적으로 무른 부분과 단단한 부분이 나뉘고, 표면의 결도 전부 다르기에 조각을 할 때 힘 조절과 새기는 방향 등 일반 종이에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예술입니다.

 

글자를 새길 때 사용된 글자체의 이름을 '전서篆書'체 라고 합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한자의 자형은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눠볼 수가 있는데요. 다음과 같습니다.


시대별 한자 자형의 변화

 

 

전서篆書는 주周나라와 춘추전국시대까지 쓰던 문자체인데요. 대전大소전小으로 나뉩니다. 진나라의 통일 이전 사용되던 문자를 대전, 통일 이후 자체字體를 통일한 문자를 소전이라고 하는데요. 대전은 갑골문甲骨文과 금문金石文의 변형이라고 보시면 되는데 딱 보아도 상형문자처럼 생겼고, 글자 모양을 통일해 지금 우리가 그나마 알아볼 수 있는 자형이 바로 소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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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전과 함께 발달한 것이 바로 예서隸書인데, 진나라 다음인 한漢나라 때 주로 쓰였습니다. 한 무제武帝때 공식 글자체가 되었구요. 한나라 말기(후한後漢)부터 발전하기 시작해서 위진魏晉 남북조南北朝시대에 주로 쓰인 글자가 바로 해서楷書체입니다. 이 해서체는 남북조 시대에는 금예今隸라고도 불렸는데, '현재 쓰는 예서체'라는 뜻으로서 해서의 전신이 예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예서와 행서를 필기체로 휘갈겨 쓴 것이 바로 행서行書초서草書입니다. 초서는 너무 알아보기 어려워 서예로서의 가치만 남았지요.

 

 

용龍자와 어魚자의 자체별 비교. 직접 편집함.

 

정리하면, 최초 동물 뼈에 새기던 문자인 상형문자가 진나라 이후에 대전체에서 소전체로 변화하고, 그다음이 예서체, 그다음은 해서체, 이를 필기체로 쓰면 행서체와 초서체. 정리 끝! 이중에서 '전서'체를 '각인' 한 것이 바로 '전각'입니다.


전시 엿보기

 

그럼 전각에는 글자만 새겨져 있는 걸까요? 아닙니다. 그림을 새겨 넣은 전각도 있는데요. 이번 전시는 대만국립고궁박물원이 소장한 물건과 대만의 각계각층 개인이 소장하고 있던 물건들을 기증받아 전시를 하고 있는데요, 그림이 들어간 전각예술품이 꽤 많이 나왔습니다.

 

아쉽게도, 해당 전시는 올해 6월 23일에 끝이 납니다. 고궁박물관 2층 정중앙에서 볼 때 왼쪽은 도자기와 홍루몽 특별전이, 오른쪽 끝은 서예, 회화작품전시가 열리고 있는데요. 212호 전각 특전실과 210호 회화작품 특별전은 서로 전시관이 연결돼 있습니다.

212호실로 들어가서 우측으로 쭉 들어가면 210호 전시실이 나온다..
저 멀리 있는 문을 통과하면 210호 회화작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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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각을 드러내는 방법

우측 모퉁이에 세로로 달려있는 것이 바로 '인병'이다.

 

옥이나 돌등에 글자나 그림을 새긴 것을 '전각'이라고 하는 것은 이제 알겠는데, 이걸 어떻게 하면 표현할 수 있을까요?

종鐘은 쳐서 울려야 비로소 종이라 할 수 있고, 신념은 행동으로 취해야 비로소 완성되며, 사랑도 상대에게 말로 표현해야 사랑이듯이, 전각은 그 자체로서는 그냥 조각이 된 돌덩어리지만 이를 표현할 때 예술로서의 가치를 드러냅니다.

 

전각을 표현하는 두 가지 방법, '인태 印蛻'와 '인병 印屏'.

 

조각을 새긴 후 종이나, 직물, 점토 등의 표면에 찍어 눌러 조각의 상반된 모양의 흔적을 각인刻印하여 남긴 것을 바로 '인태 印蛻 '라고 합니다. 고대에는 이 과정을 두고 "紋理盡合,似蟬蟲脱蜕" 라고 했는데요. '마침내 무늬가 한 데 합해져, 마치 매미가 허물을 벗어둔 것과 같다.'라는 표현을 했습니다. 참 아름다운 표현이 아닌가요? 매미는 허물을 벗어둔 시점부터 생명력을 힘차게 과시하는데, 이 전각도 전각 자체일 때가 아니라 종이든 천 조각이든 위에 찍어내야만 예술로서의 생명력을 부여받는 다는 뜻이니, 참 음미할수록 달콤한 맛이 나는 표현입니다.

 

인병(印屏)은 전각을 찍어내 전시하기 위해 족자 형태로 만들어 놓은 것을 말합니다. 결국 인태와 인병이 있기에 우리가 전각의 진면모를 알아볼 수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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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각의 용도

그렇다면 전각은 뭐하는데 쓰였을까요?

서양인들이 그림 위에 서명signature을 할 때, 동양에서는 '성명인 姓名印' 또는 '아호인 我號印‘을 새겼습니다.

 

소유자가 서적,회화,탁본 등에 찍는 것을 '수장인 收藏印' 이라고 하구요. 고궁박물관에서는 청나라 건륭제의 수장인이 제일 많이 보이고, 눈에 띕니다. 그리고 마치 암각화처럼 글자가 아닌 그림을 새긴 것을 '초형인肖形印'이라고 하며, 문서의 기밀을 유지하기 위해 밀봉할 때 찍는 인장을 '봉인 封印‘이라고 합니다.


마치며

한국의 김동성 작가의 전각회화작품, '키스'

 

지금까지 전각의 뜻과, 한자체의 종류와, 전각의 형태 및 용도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번 전시는 6월에 끝나지만, 전각의 흔적은 언제나 찾아볼 수 있습니다. 회화전시실(210호)에 언제나 새롭게 교체되는 회화작품들 위에는 인장은 항상 찍혀있고, 도자기 작품 하단에도 각종 인장들이 찍혀있으니 전각예술을 알고서 본다면 예술품을 감상하는 눈이 더욱 풍부해질 겁니다. 이상, 도순투 제이미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대만 여행의 필수 코스, 고궁박물관

그냥 보면 스쳐 지나가는 시간이지만,

전문 한국인 해설사와 함께라면 유물을 보는 눈이 생깁니다.

 

[고품격, 소그룹] 한국어해설투어 전문, 이지타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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